드라마 『악귀』 리뷰 – 무섭게 잘 만든 한국 오컬트 스릴러의 정수
진짜 무서웠던 드라마- 진짜 나쁜 건 무엇인가?
기본 정보
- 제목: 악귀 (Revenant)
- 연출: 이정림
- 극본: 김은희
- 출연: 김태리, 오정세, 홍경 외
- 방영일: 2023년 6월 23일 ~ 2023년 7월 29일
- 방송사: SBS
- 장르: 오컬트, 미스터리, 스릴러
- 총 회차: 12부작
- 시청 가능: 디즈니+ (2025년 기준)
줄거리 요약
평범한 청년 구산영(김태리)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닥쳐오는 기이한 현상들을 겪게 됩니다.
문득문득 기억이 끊기고, 주변 사람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서 그녀는 점점 자신이 무언가에 '들린' 것 같다는 공포에 휩싸이게 되죠.
한편 민속학 교수 염해상(오정세)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귀신·악귀와 관련된 설화 및 사건을 추적해온 인물입니다. 그는 산영이 겪는 현상이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라, 오래된 '악귀'의 저주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전통 설화와 현대 사회, 귀신과 인간,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벌어지는 이 끔찍한 연쇄 사건. 산영은 과연 자신의 몸속 악귀를 몰아내고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감상평 – 진짜 무서운 한국 오컬트 드라마
한국 전통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악귀』는 무서우면서도 몰입감 높은 스토리와 탄탄한 연기로 호평받는 오컬트 드라마입니다.
김은희 작가표 미스터리, 이번엔 진짜 무섭다
김은희 작가 하면 '시그널', '킹덤' 등 장르물 장인이란 타이틀이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악귀』는 그중에서도 가장 '공포'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단순한 긴장감이 아닌, 정통 귀신물의 무서움을 한국 전통 설화와 결합해 굉장히 설득력 있게 풀어냈습니다.
김태리의 얼굴이 곧 연기다
특히 김태리 배우의 연기는 단순히 ‘귀신에 들린 사람’을 연기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혼란, 공포, 의심, 그리고 광기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죠. 보는 내내 “어떻게 저런 감정이 동시에 가능하지?” 싶은 순간이 많았어요.
스토리는 중반 이후로 점점 더 몰입도가 높아지고, 매 회차 끝마다 등장하는 반전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이 무섭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 속에 숨겨진 악의라는 걸 깨닫게 되는 구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전통 설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방식도 훌륭했어요. ‘도깨비’나 ‘저승사자’처럼 친숙했던 개념들이 훨씬 어둡고 사실적으로 재해석되면서, 현실과 맞닿아 있는 듯한 공포가 밀려옵니다. 단순히 “귀신이 나오는 드라마”라고 하기엔 너무 아깝죠.
김태리는 이 드라마에서 거의 절반 이상을 ‘악귀에 들린 자’로 연기합니다.
그녀가 점점 변해가는 모습, 눈빛 하나로 분위기를 뒤흔드는 순간들이 정말 소름 끼쳤습니다. 단순히 공포 연기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두려움, 고통, 분노 등을 모두 담아낸 그녀의 연기는 말 그대로 몰입감을 극대화시켰습니다.
한국형 오컬트의 정석
이 드라마는 CG나 점프 스케어보다도 설화, 무속, 귀신의 기원 등 '맥락' 있는 공포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그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입니다. 단순히 놀라게 하는 게 아니라, 보면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줍니다. 귀신 이야기를 그냥 '설정'이 아니라, 실제로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깊이로 담아낸 드문 작품이죠.
미스터리와 사회 문제를 엮는 힘
단순한 귀신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가난, 가족, 차별, 억울한 죽음 같은 테마와도 맞물립니다. 김은희 작가가 늘 그렇듯, 공포 이면에는 날카로운 사회적 시선이 숨어 있죠. 그래서 더 무섭고, 더 깊게 와닿습니다.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 된 귀신 드라마
『악귀』는 단순히 무서운 드라마가 아닙니다. 한국적인 공포를 오랜만에 정통 방식으로 잘 살려낸 작품이었고, 김태리라는 배우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낸 드라마였습니다.
12부작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후반까지 밀도 높게 잘 달려가는 구조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해외 OTT에서 보게 될 글로벌 시청자들이 “한국 귀신이 제일 무섭다”라고 느낄 것 같은, 그런 진짜 무서운 드라마.
작가님 언제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