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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 영화 리뷰 – 충격과 오컬트의 미학

ThrillHer 2025. 7. 17. 19:00

 

 

미드소마 영화 포스터
미드소마 영화 포스터

 

 

 

“사바하를 추천해준 친구 덕분에, 또 하나의 충격적인 영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국 영화 사바하를 너무 좋아했던 걸 아는 친구가 어느 날, “너 이 영화도 좋아할지도 몰라”라며 추천해준 영화가 바로 ‘미드소마(Midsommar, 2019)’ (2020 재개봉)였습니다.

그리고 정말이지, 이 영화는 단순히 무섭다거나 잔인하다는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영화정보

 

감독: 아리 애스터

장르 : 공포, 심리 스릴러, 드라마, 포크 호러

러닝타임 : 약 147분

개봉일:

미국 : 2019년 7월 3일

한국 : 2020년 3월 25일

시청 가능: 쿠팡플레이, 왓챠. 웨이브

 

 

줄거리 - 미드소마는 어떤 영화인가?

‘미드소마’아리 애스터(Ari Aster) 감독이 연출한 공포 영화로, 2019년 미국에서 개봉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북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기묘한 축제를 다룬 영화지만, 그 안에 담긴 오컬트적 세계관, 고어 표현, 인간 심리의 무너짐은 관객에게 깊은 불편함과 동시에 묘한 매력을 안겨줍니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매우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적인 점프 스케어나 유령 같은 요소는 거의 없고, 대신 대낮의 밝은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잔혹한 의식과 차가운 인간관계가 중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감상평

 

이게 진짜 고어다 – 고어 영화의 새로운 기준

 

저는 그동안 ‘고어’라고 하면 그냥 피가 튀고 살이 찢기는 정도의 자극적인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미드소마’는 고어의 의미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육체적인 잔혹함을 넘어서, 정신적으로 관객을 무너뜨리는 고어를 보여줍니다.

 

고어(Gore)란 단어는 보통 피, 살해, 신체 절단 등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지만, ‘미드소마’에서의 고어는 문화와 전통, 광기와 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학으로 표현됩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하다가, 이내 숨을 삼키며 끝까지 보게 되는… 그런 경험을 선사하죠.

 

오컬트적 세계관과 스칸디나비아 전통

 

‘미드소마’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북유럽 신화와 이교 문화에 기반한 오컬트적 세계관입니다. 영화는 스웨덴의 한 마을 ‘호르가’를 배경으로 전개되며, 그곳의 주민들은 매 90년마다 열리는 의식을 치릅니다. 이들은 태양이 지지 않는 시기에 축제를 열고, 생명과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극단적인 풍습, 희생, 집단 사고가 존재합니다. 그것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묘사되면서 관객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보기 힘들지만 잊을 수 없는 영화

 

처음엔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까 걱정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신을 강하게 붙들고 보게 된 영화였고, 보고 나서 며칠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바하’와는 또 다른 결의 오컬트적 접근, 미장센의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공존하는 장면들,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충격적으로도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 다니(Dani)가 겪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이 영화가 단순히 공포나 충격에만 의존한 영화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인간 관계의 상처, 슬픔, 고립감을 무자비하게 드러내며, 관객을 그 감정의 한복판에 던져버립니다.

 

다시 본 포스터, 그 안에 숨겨진 감정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포스터를 다시 봤습니다. 슬프게 울고 있는 여주인공의 얼굴, 그리고 그 머리 위에 놓인 아름다운 꽃의 화관. 그 대비가 정말 괴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꽃으로 장식된 그녀의 머리는 마치 축제의 여왕처럼 아름답지만, 표정은 비통하고 고통스러웠죠. 이 감정의 불협화음이야말로 ‘미드소마’의 정체성이라고 느꼈습니다.

 

밝고 아름다운 장면 속에 숨어 있는 비극, 그리고 축제의 웃음 뒤에 숨겨진 광기. 이 영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장면 하나하나를 곱씹게 만들고, 그 안에서 인간 본성의 그늘을 찾아내게 합니다.

 

사바하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도 추천

 

제가 사바하를 너무 좋아했던 이유는,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니라 한국적인 미스터리와 종교적 세계관을 치밀하게 녹여낸 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에게 ‘미드소마’는 또 다른 방향의 오컬트 충격이었습니다. 사바하가 '어둠 속의 믿음'이었다면, 미드소마는 '밝은 곳에서의 광기'입니다.

 

두 영화는 표현 방식도, 세계관도 다르지만,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점에서 매우 닮아 있습니다. 사바하를 좋아했던 분이라면,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미드소마도 한 번쯤 경험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이건 그냥 영화가 아니다

 

‘미드소마’는 단순히 보기 좋은 영화가 아닙니다. 보는 이를 불편하게 만들고, 끝없이 질문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고어, 오컬트, 인간 본성, 문화 충돌… 이 모든 것이 정교하게 엮여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었죠.

 

만약 당신이 기존의 공포영화에 식상함을 느꼈거나, 사바하 같은 종교적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는 분명 새로운 충격이 될 것입니다.

 

※주의: 심약자나 자극적인 장면에 민감한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영화, 그것이 미드소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