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턴스 영화 리뷰 | 여성의 욕망과 존재를 마주하다
《서브스턴스(The Substance)》 리뷰 – 여성의 욕망, 그리고 존재의 균열
영화 정보
- 제목: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 감독: 코랄리 파르자
- 출연: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 장르: 공포, 스릴러, 바디호러
- 개봉: 2024년
- 관람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시청 가능: 디즈니플러스
줄거리 요약
늙어가는 여성 스타. 그녀는 사회가 요구하는 외모와 젊음을 잃어가며 서서히 잊혀진다. 그러던 중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라는 물질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그것은 자신이 이상적으로 여겨왔던 ‘젊고 완벽한 나’를 탄생시켜주는 기술. 단 하나의 규칙만 지키면 된다. "시간을 나눠 쓰되, 정확히 7일씩 균형을 유지하라." 하지만 규칙은 언제나 인간의 본성과 충돌하게 되어 있다.
감상평
여성으로서 느낀 ‘서브스턴스’의 충격
처음엔 단순한 바디 호러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성으로서 이 영화를 본다는 건, 몸과 나이, 사회적 기준에 끊임없이 평가받아온 모든 생의 시간이 떠오르는 감정적 체험이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저도 때때로 “다시 젊어진다면”이라는 상상을 해왔고, “지금의 나는 어떤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흔들린 적이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자신의 또 다른 ‘젊은 자아’를 마주하는 장면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우리 안에 존재하는 *무시해왔던 욕망*과 *보지 않으려 했던 진실*을 직면하게 만듭니다. 그 장면을 보며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혹시 나도 저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혹은 이미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해석
이 영화는 10대와 20대가 보면 공포스럽고 낯선 세계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퇴화’ 혹은 ‘소외’를 경험한 여성에게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변형이 아니라 존재의 재정의를 묻는 영화죠.
“내가 진짜 나인가?”, “그때의 나는 더 나았던가?”, “나는 나를 몇 명으로 나눠서 살아가고 있는가?” 영화는 이런 질문을 공포의 틀 안에서 던집니다. 그게 불쾌한 동시에… 너무 진실해서 고통스럽습니다.
(스포 주의) 서브스턴스가 말하는 메시지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공포의 강도를 높이지만, 그 속에는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재활용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젊음, 미, 인기, 욕망은 재사용될 수 있는 자원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소멸되어야 할 시간이자 흐름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흐름을 거슬러 보려고 합니다. 서브스턴스는 바로 그 **거슬림의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아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바디 호러라는 장르가 가지는 극단적 표현력 덕분에 이 메시지는 절대 가볍게 소비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가장 큰 환상, 그리고 규칙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이 단 하나의 규칙이 얼마나 무거운 의미를 가지는지 영화는 처절하게 보여줍니다. 우리는 수많은 자아를 갖고 있고, 그중 어떤 자아는 감추거나 억압하려 합니다. 하지만 '하나로 존재해야 한다'는 규칙을 지키지 못할 때, 무서운 결과가 따릅니다.
7일씩 나누어 쓴다는 설정은 흥미로운 상징입니다. ‘균형’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것들이 깨어지는지를 이 영화는 냉정하게 보여줍니다. 단 하나의 규칙이지만,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죠.
이 영화는 당신을 불편하게 해야 한다
《서브스턴스》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꺼내어 얼굴 앞에 들이밀죠. 여성의 몸, 욕망, 자아 정체성, 나이듦… 이 영화는 그것들을 섬세하면서도 끔찍하게 묘사합니다.
나이가 들어 다시 보게 된 이 영화는 저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지금의 당신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그 질문이 불편했기에, 이 영화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현재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는 디즈니플러스(Disney+)에서 스트리밍 시청이 가능합니다.
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봐야 할 작품입니다.
단순한 공포를 넘어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특히 여성 시청자라면 더욱 강하게 공감하거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강렬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