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정보
제목 : 어쩔수가업다
감독 : 박찬욱
장르 : 스릴러, 블랙 코미디, 드라마
주요 출연 :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숭원 등
개봉일 : 2025년 9월 24일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단순한 스릴러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미국 작가 도널드 E.웨스트레이크의 소설 <the Ax> 를 원작으로 하여 한국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해 각색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예민한 사회적 주제 중 하나인 고용 불안과 치열한 경쟁 사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현대인의 불안과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풍자로 자리 잡습니다.
줄거리(약간 스포)
주인공은 제지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베테랑 전문가 유만수(이병헌). 그는 오랜 경력을 쌓아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녀,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소박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내며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로 산산이 무너집니다.
'죄송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회사에서 들러온 이 한마디는 만수의 삶을 뿌리째 흔들렸습니다.
3개월 안에 재취업하겠다고 결심하지만, 현실은 잔혹합니다. 면접은 번번이 불합격이고, 나이와 경력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가정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집마저 압류될 상황에 처합니다.
절망과 분노에 휩싸인 그는 점차 극단적인 발상에 사로잡힙니다. 경쟁자들이 사라진다면, 자신에게 기회가 올것이라는 뒤틀린 논리 말입니다. 민수는 가짜 구인 공고를 내 경쟁자들을 유인하고, 그들을 차례차례 제거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혼란 속에 휘청거렸지만, 점차 그의 범죄는 조직적이고 치밀해지며 잔혹성을 띠게 됩니다.
구범모(이성민), 고시조(차승원), 마지막으로 문 제지 반방 최선출(박희순)까지 차례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원하던 자리에 오르기 되고, 피로 얼룩진 길을 걸어왔지만, 그의 얼굴에는 만족감마처 스칩니다.
과연 이것은 성공일까요 파멸일까요?
영화는 그 질문을 끝까지 관객의 가슴에 남겨둔다.
감상평
처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관객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처럼 화려한 추격전이나 반전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내적 갈등과 사회 구조의 모순을 천천히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 배우들의 연기: 이병헌은 해고와 절망, 그리고 살인으로 이어지는 남자의 심리를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그려냈습니다. 손예진은 무너져가는 가정을 붙잡으려는 아내의 모습으로 묵직한 긴장감을 더합니다. 박희순과 차승원, 이성민 역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경쟁과 생존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구현했습니다. 연기들 최고!!!
- 블랙 코미디적 연출 : 잔혹한 살인 장면 속에서도 박찬욱 특유의 기묘한 유머가 들어 있습니다. 관객은 웃어야 할지, 불편해해야 할지 갈등하며 영화의 메시지를 더 깊이 받아들입니다.
- 사회적 현실 반영 : 해고와 재취업 실패, 그리고 경쟁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과정은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만수가 살인에 몰입하는 과정이 조금 더 감정적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면 더 큰 몰입을 줬을 것입니다. 일부 조연 캐릭터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느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끝내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웃픈영화!
이 영화는 단순히 '한 남자의 추락'을 다루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객에게 '왜 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물렸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 제목의 의미 : '어쩔수없디'는 말은 단순한 변명이 아닙니다. 회사의 구조조정, 자본주의적 경쟁 사회, 냉혹한 현실 앞에서 개인은 쉽게 내몰립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극단적인 선택조차 정당화합니다. 지금 시대를 잘 투명한 제목이자 영화!
- 구조적 폭력 : 영화는 만수를 단순히 범죄자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를 몰아간 사회 구조를 비추며, 개인과 사회 모두의 책음을 묻습니다.
- 관객의 불편함 : 영화가 끝난 후 관객은 '나는 과연 다를까?' 내가 만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총평
어쩔수가없다는 자극적인 오락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의 잔혹한 단면을 드러내며, 현대인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불안과 공포를 사실적으로 담아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범죄 스릴러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불편함을 통해 성찰을 이끌어내는 영화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뭔가 제 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게 되는 영화!
잘 짜여진 느낌의 영화!
사회가 만든 괴물이 되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_ 불편하지만 봐야 할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