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나는 평벙함 이야기에 쉽게 질려버리는 아이였다. 모두가 웃고, 울고, 뻔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영화보다는, 한 장면이라도 머릿속에서 오래 맴돌게 만드는 영화들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사랑하게 된 장르는 언제나 '스릴러'와 '미스터리', 그리고 '오컬트'였다. 단순한 긴장감이 아닌, 인간의 심리를 파고드는 서사, 예측할 수 있는 반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묘한 위로와 흥분을 느낀다. 처음으로 나를 영화 세계에 빠뜨린 작품은 '식스 센스(1999)'였다. 아주 어릴 때 봤던 그 영화는 지금까지도 내 영화 취향에 영향을 끼친다. 단순히 '유령이 보인다'는 설정이 아니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심리적 미묘함과 마지막 장면에서의 충격. 그때 느꼇던 전율은 ..